진짜 필요한 건 살아봐야 안다
자취를 처음 시작할 땐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.
"뭐 대충 살림 몇 개 사면 되겠지", "요리할 땐 후라이팬 하나면 충분하겠지", "청소야 뭐 대충 하면 되지" 같은 막연한 낙관.
저도 그랬습니다. 3년 전, 자취방에 짐을 들여놓던 그날은 설렘 반, 두려움 반이었죠.
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이 다가왔습니다. 생각보다 불편한 게 너무 많고, 작은 불편이 쌓여 스트레스가 됐죠. 반찬 하나 해먹는 것도 고역이고, 머리카락 치우는 게 이렇게 고된 줄은 몰랐습니다.
그렇게 3년간의 자취 생활을 거치면서 정말 없으면 불편한, 있으면 삶의 질이 달라지는 생존템들을 하나씩 알게 됐습니다.
이 글은 어떤 협찬도 없는, 실제 자취 3년차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리얼 추천템입니다.
“살까 말까 고민 중이면 그냥 사라” 싶은 아이템 5가지를 골라봤습니다.
정리와 청소는 마음의 평화다 – 생활 정돈 아이템
* 롤클리너 (단돈 몇 천 원짜리 인생템)
청소기보다 더 자주 쓰는 게 바로 이 롤클리너입니다.
특히 머리카락 많이 빠지는 분, 반려동물 키우는 분, 먼지 예민한 분이라면 무조건 필수템.
이불 위, 바닥, 옷 위, 쇼파 등 어디든 사용 가능하고, 무게도 가벼워서 TV 보면서도 정리할 수 있어요.
팁: 대형 사이즈보다 중형이 활용도 높고, 리필용 저렴하게 묶음 구매하세요.
* 다이소 철제 바구니 or 접이식 수납함
자취방은 대부분 좁습니다. 그런데 생활용품은 늘어나기 마련.
이럴 때 꼭 필요한 게 간편하게 수납하고, 쉽게 꺼낼 수 있는 바구니예요.
옷, 식품, 약, 잡동사니 정리할 때 진짜 유용합니다.
특히 철제 바구니는 세탁실, 싱크대, 신발장 등 어디든 잘 어울리고 튼튼해서 좋아요.
접이식 수납함은 계절 옷 정리나, 비상용품 보관에도 최고입니다.
* 다용도 행거 or 접이식 빨래건조대
자취방에는 빨래 널 공간이 정말 부족합니다.
베란다도 없는 집이라면 거실 한가운데 빨래를 널어야 하죠.
그래서 필수템이 바로 접이식 건조대와 다용도 행거입니다.
겨울철 빨래는 잘 마르지도 않고, 이불 빨래는 공간도 많이 차지하니 튼튼한 제품을 사는 게 좋아요.
사용 안 할 때 접어서 구석에 보관도 가능하니 공간 활용에도 탁월합니다.
요리는 귀찮아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– 주방 생존템
* 전자레인지: 인스턴트든 냉동이든 ‘따뜻함’이 살림
처음 자취할 땐 전자레인지 없이 버텨보려 했습니다.
“굳이 있어야 하나?” 싶었죠. 그런데 이건 진짜 없으면 불편함 그 자체예요.
냉동밥, 냉동식품, 국 데우기, 반찬 데우기 등 모든 게 이 한 대로 해결됩니다.
요리 못해도 전자레인지만 있으면 '따뜻한 식사'는 가능합니다.
특히 편의점 음식을 많이 먹는다면 필수.
* 칼·가위·도마 세트: 싸구려 사면 손해 본다
자취하면서 요리를 잘 안 하더라도, 최소한 과일 깎고 배달음식 자를 정도의 도구는 필요합니다.
처음엔 3천 원짜리 칼로 시작했는데, 잘 안 들고 손 다칠 뻔한 적도 있었어요.
결론: 칼, 가위, 도마는 비싸지 않아도 무난한 브랜드 제품으로 구매하세요.
가끔 요리할 때 쓰는 도구가 좋아야 요리할 마음도 생깁니다.
* 미니 전기밥솥 or 냉동밥 용기: ‘따끈한 밥’이 주는 위로
밥을 안 먹는 사람은 거의 없죠. 혼자 살아도 갓 지은 밥 한 그릇이 주는 위로는 꽤 큽니다.
2~3인용 미니 전기밥솥은 공간도 적게 차지하고, 전기세 부담도 적어요.
요즘은 쿠쿠·리홈 등 가성비 브랜드 제품도 좋아요.
또는 미리 밥 지어서 냉동밥 전용 용기에 보관하고, 먹을 때마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완전 편합니다.
사소하지만 생활의 질을 높이는 아이템들
* 욕실 슬리퍼 & 방수매트
자취방 욕실은 대부분 좁고, 샤워하면 물이 바닥에 흥건합니다.
맨발로 다니면 물기 그대로 방까지 따라오고 미끄러지기도 쉬워요.
그래서 욕실 슬리퍼 하나, 방수매트 하나로 삶의 질이 확 올라갑니다.
가격도 1~2천 원이면 충분. 미끄럼 방지 기능 있는 제품 추천합니다.
* 블루투스 스피커 or 미니 라디오
혼자 살면 공간은 조용하지만, 가끔 너무 조용해서 외로움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.
이럴 땐 작은 음악 소리만으로도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.
블루투스 스피커 하나로 출근 준비하면서 음악 듣거나, 밤에 잔잔한 음악 틀어놓으면 마음이 놓입니다.
10만 원 넘는 고급형보다는 2~5만 원대 작고 예쁜 디자인 제품도 많으니 부담 없이 하나 들여보세요.
자취는 불편함과의 싸움, 생존템은 그 무기다
자취 3년, 돌이켜보면 저는 '불편함을 견디는 법'보다는 '불편함을 줄이는 방법'을 하나씩 배워왔던 것 같습니다. 그리고 그 중심에는 생활의 편의를 도와준 생존템들이 있었습니다.
물론 자취 아이템이 전부는 아닙니다.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이지만,
작은 도구 하나가 스트레스를 줄이고, 삶을 더 가볍게 만들어주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.
이 글을 읽는 당신이 자취를 시작하려는 초보든, 이미 혼자 살아가는 베테랑이든,
하나쯤은 “나도 써볼까?” 싶은 아이템이 있었길 바랍니다.
자취는 고생도 많지만, 그만큼 스스로를 챙기며 성장하는 시간입니다.
그 길에 이 작은 생존템들이, 당신의 일상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주길 바랍니다.